노래 제목만 들어도 아련한 느낌이 전해져오는 그런 앨범이 있다. 궂이 그가 남기고 간 음악적 업적이나 성취를 논하지 않아도 노래 제목만 전해들으면 짠해져 오는 "사랑하기 때문에". 그의 노래를 처음 접한건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지난날"을 들었을때였을 것이다. 좀체 가사를 외우지 않는 내가 그 노래만은 너무 좋아 가사를 외워 다녔고 부모님이 계시는 밭을 찾아 혼자 걸어갈때나 산길을 걸어갈때나 외롭고 적적할때 입에 붙여서 부르곤했던 기억이 난다. 아주 오래전 기억이다. 그는 단 한장의 앨범으로 한국대중음악의 판을 바꿨다. 이문세-이영훈 콤비로 부터 이어져 오던 한국대중음악의 고품격 발라드를 확립시켰다. 벌써 세장의 씨디를 샀지만, 오래된 노래들이지만 들을때 마다 새노래 같다. 음반은 오래됐지만 노래는 새롭다. 이것이 명반의 첫번째 조건 일게다. 유행을 타지않으며 유행을 넘어서는 작가의 정신이 빛나는 노래들 말이다. 첫번째 오리지날 버젼의 CD는 형이 좋다고 이사가면서 가져갔던것 같다. 그 이후 2001년에 티엔터테인먼트에서 리마스터링 반이 나왔다. 오리지날반에 비해 그의 목소리는 명징하고 또렷하게 들린다는 평이었지만 조금씩 잘려나간 러닝타임과 원곡에 비해 빠른 RPM이 문제가 되었다. 가장최근 2012년(로엔에서 나온)리마스터링 반에는 오리지날에 충실한 RPM, 보컬과 연주의 발런스도 좋고 원곡의 길이도 잘라먹지 않았다. 반가운 일이다. 어떤 앨범이든 리마스터링이라면 이래야 한다. 본래의 모습을 해치지 않고 그대로 보전하면서 최근의 트랜드를 따르는... 오리지날에서 아쉬웠던 유재하의 목소리를 살려낸 것은 참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