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사랑이 변하니", "라면먹고 갈래" 주옥같은 대사만큼이나 기억에 오래남는 영화가 [봄날은 간다]이다. 이 영화는 은수와 상우의 사랑이야기이면서 우리네들이 한번쯤 지나갔을 "봄날"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것이 사랑의 봄날이었던 성취의 봄날이었던간에 누구든 봄날은 지나가게 마련이다. 시간과 기억은 그리 오래 머물지 않는다. 은수와 상우가 죽을만큼 사랑했던 뜨거운 여름이 상우의 가을에서는 단지 좋았던 시절의 풋풋한 추억일 뿐이다. 마지막 장면, 은수는 again 여름으로 되돌리고 싶었지만 상우도 지난 여름의 상우가 아니었다. 시간은 변하고 사랑도, 사람도 변한다는 사실을 영화는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절제된 화면, 단순하지만 익숙한 대사, 이영애와 유지태의 군더더기없이 깔끔한연기, 담백한 대사처리 그리고 정성우의 아름다운 음악이 어우러져 오래두고 다시 보고픈 영화를 완성해냈다. 특히 메인테마의 아코디언연주는 참 아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