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임지훈에게 사랑의 썰물을 작곡해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진 김창기는 김창완을 알게된다. 그리고 자신의 곡을 팔수 있지않을까 해서 데모테잎을 그에게 건낸다. 노래를 들어본 김창완이 말했다. "그냥 너희가 불러라". 이렇게 동물원의 역사는 우연히 시작되었다. 김창기는 동물원에서 가장 돋보이는 작곡가였다. 물론 유준열, 박기영의 곡이 있지만 내밀하고 단아한 가사는 김창기의 곡들이 더 뛰어났다. 이런 그의 재능을 [하강의 미학]에서는 더 치열하게 드러낸다. 자신의 성장기의 감정과 현재의 좌절, 슬픔들을 일상의 언어로 이렇게 담백하게 표현해내는 걸 보면 그의 정신과 의사라는 전문지식이 어떤측면에서 예술에 기여했을수도 있겠다 싶다. 그래서 그의 노래는 듣는이의 내밀한 감정을 자주 건드린다. 훌륭한 앨범이었지만 결코 성공하지 못한 숨어있는 보석같은 앨범이다. 동물원 팬들이라면 절대 그냥 지나쳐서는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