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싸조: 한국힙합 - 슈게이징 간지 밴드의 4번째 앨범
한국에 슈게이징 밴드 하면 생각나는 밴드는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와 [불싸조], [로로스]와 [라이프엔타임] 정도.
그중에 불싸조는 참 듣기 불편한 밴드 중 하나다.
2011년 3집 "뱅쿠오: 오늘밤 비가 내릴 모양구나. / 첫번째 암살자: 운명을 받아들여라."는 카세트 테이프로만 발매했다. 2015년 LP를 발매하긴 했지만, 아직까지 CD나 음원으로는 만선(maansun.com)에서 판매하는 음원외에 스트리밍 사이트에는 풀지 않고 있다.
카세트 테이프나 LP도 제때 정보를 접하고 바로 사지 않고는 잘 구할 수도 없다. 구할려고 하면 가격도 비싸서 엄두가 잘 안난다.
리더이자 기타를 치는 한상철이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불싸조 페이스북 배경에 필립 글라스의 말을 하나 써넣었다. "세상에 좋은 다른 음악들이 무척 많이 있으니 다른 음악을 들으라"는 내용인데 우리 역시 굳이 우리 음악까지 듣지 않아도 되는 사람들에게 까지 이것이 도달하지 않았으면 해서 이런 방식을 채택했다. 이걸로 금전적인 수익을 크게 내는 것 역시 아니기도 하고 통제가 가능한 범위라 생각해서 그렇게 했다. 한번은 한 두명이 들어도 크게 상관없다고 말했다가 어느 음악평론가님께서 그럴거면 왜 음반을 내느냐며 혼낸 적이 있는데... 글쎄..."
결론은 불싸조는 관심있는 사람만 들으면 되지 굳이 관심없는 사람들에게는 본인들의 음악을 알릴필요성을 못느끼는 거다.

불싸조의 4집앨범 한국 힙합의 앨범자켓.
큼지막한 영어글귀가 눈에 딱 들어온다. Rap Is Over Rated! -랩이 과대 평가되었다! 아래에는 작게 한국힙합이라고 적혀있다.
앨범첫곡 (It's Bigger Than)Hip Hop인트로의 다큐멘터리 나레이션이 인상적이다. "힙합음악은 음악은 언더그라운드 음악이다. 힙합음악은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음악이 아니다. 돈을 벌기보다는 세계에 한국힙합을 널리 알리기위해 활동한다"는 멘트다. 불싸조의 의도는 한국힙합 까는거인거 같은데 그들이 힙합에대해 적대시하는 밴드는 사실 아니다.
리더 한상철이 한때 제이딜라 추모글까지 올린적이 있다는걸 볼때 요즘 힙합이 길을 잃고 너무 대중화되서 안타까운 맘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앨범전반에 흐르는 슈게이징 특유의 몽환적이고 노이즈 충만한 사운드가 노래들을 자꾸자꾸 듣게 만든다.
가사가 없는 연주곡들로만 채워져 있어서 질리지도 않는다.


불싸조 앨범은 싼티나고 깔끔해서 좋다.
레코딩/믹스에 박현민의 이름이 보이는데 그는 "우리는 속옷도 생겼고 여자도 늘었다네(속옷밴드)"의 기타리스트이다.

4집 한국힙합 카세트 테이프이다. "이것이 생음악이다"라는 문구와 카세트 테이프 측면 하단에 붙어있는 Parental Advisory 스티커가 인상적이다. 내용만 보자면 전혀 부모님의 조언은 필요없는 음악(가사사 없는 연주곡)인데 한국힙합의 타이틀을 장식하기 위한 장치로 붙여놓은것 같다.

힙합이 들어있지 않은 한(국힙)합 앨범은 불싸조의 4집이 유일하다.
자글자글한 기타사운드가 정겹다. 이렇게 개성있는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더 많아지고 더 돈도 많이벌고 더 많은 대중들에게 알려지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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