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헤드윅 관람기
뮤지컬 헤드윅은 영화화 되기 이전부터 뮤지컬로 사랑을 받은 작품이다. 물론 이는 존카메론 미첼이라는 천재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겠지만 그와 더불어 헤드윅이 세계적인 뮤지컬로 흥행할 수 있게 한 공로는 음악감독 스티븐 드래크스에게도 있다. 영화나 뮤지컬의 절반은 멋지고 세련된 록음악의 몫이기 때문이다.
Wig In a Box나 The Origin of Love, Tear Me Down같은 선이곱고 아름다우면서도 동시에 열정적인 곡이 없이 헤드윅의 흥행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헤드윅은 동베를린출신 트랜스젠더 록가수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고독하고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위로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수많은 장벽과 선으로 나뉘어진 분절된 세상에 사랑의 기원에 대해 이야기하고, 진정한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다수를 위한 이야기이기도 한 것이다. 그래서 나는 헤드윅의 이야기가 한 트렌스젠더 록 가수의 이야기로 축약되는 것은 헤드윅의 외피만 보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더 뮤지컬 주시평기자 헤드윅 리뷰 참조).
송용진 - Exquisite Corpse, Midnight Radio
뮤지컬 헤드윅은 규모가 그리 크진않다. 사진에서도 보이듯이 작은 세트에 밴드(기타(2), 베이스, 드럼, 키보드(?)) 가 있고 이츠학과 헤드윅이 등장할 뿐이다.
이야기는 헤드윅의 독백과 노래, 이츠학의 노래로 진행되는데,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어떤내용인지 단번에 알수 있을 것이고, 뮤지컬로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무슨내용인지 노래와 대사를 귀기울여 듣는다면 알아챌수 있다.
이번 헤드윅공연은 오래전부터 보고싶었는데, 내가 좋아하는 헤드윅 송용진을 만날수 있어서 더 기쁜 시간이었다.
몇년전 서울까지 공연을 보러 갔었지만(티켓도 예매했었다 ㅠㅠ) 관람하지 못한 아픈추억이 있는지라, 이번기회에 더욱 간절히 보고싶었다.
송용진이 연기하는 헤드윅은 다른 배우들에 비해 조금 더 특별하다. 특히 Exquisite Corpse, Midnight Radio에서 뿜어져 나오는 미칠듯이 폭팔하는 락삘 충만한 보컬은 태생이 록커인 그 이기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다른 배우들이 범접하지 못할 폭팔력이 분명 송용진에겐 있다. 그래서 나는 송용진이 좋다.
비록 아내는 그 우람한 근육과 거대한 등빨때문에 집중할 수 없었다 하였지만, 나에게 그의 노래는 그러한 단점들을 상쇄하기 충분한 것이었다.
공연장에서 사진촬영은 당연히 금지일거라 알고있으면서도 그거 모르는척 두컷을 찍었다. 아니나 다를까 스탭이 와서 사진촬영, 녹음, 동영상 촬영 안됀다고 제지했다. 그나마 카메라 뺏기고 사진 삭제 안당해서 다행. ^^
다음에는 김다현의 헤드윅을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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