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년 들국화가 그들의 신화를 재건하기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3집 앨범이다.
하지만 욕심에 비해 내놓은 결과물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망스런 앨범"이었다.
오리지널 멤버가 아닌 "태백산맥"출신의 베이시스트 민재현과 송골매출신의 이건태, 한충완의 키보드로 구성된 라인업은 탄탄하고 훌륭하긴 하지만, 오리지널 멤버의 포스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유정무정"과 "기분전환", "우리들의 천국", 작자미상의 "희망가를 빼고 전곡을 전인권이 작곡한걸 보면 왠지 전인권의 또다른 프로젝트라는 인상이 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이 앨범에 대해 애정을 가지는 것은, 당시 침체되어가는 록씬에 노장의 투혼이 물씬나는 목소리가 처절하게 담겨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이 앨범이 성공했다면, 1집을 넘어서는 완성도로 3집이 나와 주었다면 다시금 록의 부흥기가 도래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그마만큼 들국화라는 이름은 한국 록계에 독보적인 위치를 선점하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오늘따라 전인권의 목소리가 더 처절하게 들린다.
우리, 희망가에서 보여주는 전인권의 날카로운 보컬은 펄떡거리는 활어처럼 신선하고 쌈박하기 그지 없는데, "우리들의 사랑은"은 왜 넣어서 좋은곡을 욕보이게 하는지 모르겠다. 이 곡은 전인권 솔로앨범 2집에 들어있는곡인데 개인적으로 너무 좋아하는 곡이다. 근데 들국화 3집에서 곡을 다 망쳐놓았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