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더]와 봉준호감독의 전작 [살인의 추억]-[괴물]이 공통적으로 포함하는 것은 한국사회의 부조리와 시대의 암울함에 대한 정서다. 봉준호 감독이 [살인의 추억]에서 "당시 시대가 살인범보다 더 악했기 때문에 살인범을 잡을 수 없었다"라고 말한 것 처럼, 그의 영화는 일관되게 한국사회의 부끄러운 치부에 메스를 들이대고 있다.
영화 [마더]도 다르지 않다. 비록 모정이 빚은 비극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지만, 여전히 감독은 돈만 밝히고 정의감 없는 변호사들의 모습과 지식인들의(교수들) 비도덕성을 실날하게 꼬집고 있다.
영화의 플롯은 단순하지만 그 층위는 주인공 혜자의 믿음과 유일한 목격자인 노인의 목격담중 관객이 누구의 말을 신뢰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전자를 믿는다면 영화는 무고한 아들을 지키기 위한 어머니의 처절한 탐정극이 될것이요, 후자를 믿는다면 어머니의 광적인 집착과 과도한 사랑이 빚어낸 비극이 되는 것이다. 감독은 불친절하게도 이에 대한 어떠한 정답도 내놓지 않고 있다. 살인의 추억에서도 그랬듯이 사건은 여전히 미궁인채로 남는다.
주위의 어머니와 아들의 성적인 상징과, 진태와 엄마와의 묘한 관계도 궂이 친절하게 설명하지 않는다.
나는 봉준호 감독의 이러한 의도된 불친절함과 찝찔한 엔딩, 거북하고 불쾌한 풍자가 좋다. 세상은 불친절하고 거북한 일도 있으니까, 그런면에서 봉준호 감독의 영화는 세상과 닮아있고 참으로 정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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