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십센치는 인디밴드라고 말하기도 뻘쭘한 위치에까지 올라버렸다. 분명 축하할 일이지만 마음 한구석에는 왠지모를 불안함이 엄습해온다. 인디씬 이라는 생태계속에서 자신만의 색을 지키며 독특한 음악세계를 구축했던 많은 밴드들이 오버그라운드에서 돈을 긁어모으면서 변절해갔기 때문이다. 굳이 예를 들지않아도 내 머리속에는 수많은 밴드들의 이름이 지나가는 걸 보면 이런 현상이 드문 케이스는 아닌 모양이다. 십센치의 매력은 귀에 착착 달라붙는 달짝지근하고 쌔끈한 멜로디에 있기도 하지만 그들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요소는 솔직하고 발칙하기까지한 가사에 있다. 꾸밈이 없고 당돌하고 위트있는 가사는 노래를 들을때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게 해준다. 특히 이들의 노래중에 [오늘밤은 어둠이 무서워요]를 가장 좋아한다. 왠지 김완선 노래가 생각나기도 하고, 노래가사도 추억돋는다(맹세코 가사와 같은 추억이 있어서 그런건 아님). 이곡은 민트페이퍼 프로젝트 3집에 수록된 곡인데 이 곡만으로도 이 앨범은 사둘 가치가 있다고 생각될 정도다. 이 두사나이의 행보가 지금 처럼만 같이 꾸밈 없었으면 좋겠다. 앞으로도 지적이고 스마트한 뉴욕 멘하탄 스타일의 음악을 가열차게 펼쳐주길. 부디 야한가사 많이 써줘 십센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