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는 참 좋았던 시절이었다. 언더그라운드에서는 얼굴없는 가수들이 선전했고 오버그라운드에서는 나름대로 양질의 음악을 팬들에게 선사했다. 서로 경쟁하고 충돌하여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며 음악은 더 발전했고 더 깊어졌다. 이 시기에 수많은 명반이 탄생했고 그 전설의 주인공들은 아직까지 어떤 모습으로든 대부분 우리 곁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 중에 한국대중음악계에 고품격 발라드를 태동시킨 가장 중요한 인물을 꼽자면 바로 유재하와 이문세인데 유재하가 작가주의적인 앨범중심의 명반을 발표한데 비해 이문세는 이영훈이라는 환상의 콤비와 함께 대중의 주목을 받았다. 3집도 성공했지만 4집, 5집은 그야말로 대 히트작이었다. 특히 당시 킹레코드를 통해 나온 이문세의 카세트테입은 다른 가수들보다 1.5배는 비쌌는데도 늦게 가면 찾을 수 없을정도로 품귀현상이 일었다. 그만큼 이문세의 인기는 대단했다. 특히 4집은 이문세와 이영훈 콤비의 역작으로 한국대중음악의 발라드를 한단계끌어올린 명반으로 평가받는다. [사랑이 지나가면]에서부터 마지막 곡 [그녀의 웃음소리뿐]까지 앨범전체의 곡이 다채롭고 단아하고 아름답다. 마지막 6분이 넘는 당시로선 아주 긴 곡 [그녀의 웃음소리뿐]에서의 이문세의 호소력 짙은 보컬은 단순히 노래를 잘한다는 것을 떠나 절절함과 간절함을 노래로 표현하는것이 어떤것인지 아주 모범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을에는 이문세의 이 앨범을 절대 지나쳐서는 안된다. 덧말: 지난해 예전미디어에서 발매된 오리지날반 이라고 하는 앨범의 자켓은 왜 그렇게 조악한지 모르겠다. 물론 기술이나 원본 프린트가 소실되거나 해서 그렇겠지만 이건 지하도에 파는 불법복제 일본반 앨범자켓 퀄리티만큼 조악하다. 이문세의 얼굴이 완전 모자이크 수준. 이런거 신경 좀 써줬으면 좋겠다. 이건 말만 오리지날이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