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으로부터의 사색 - 신영복
20년하고 20일의 옥살이, 그 인고의 시간의 슬픔과 고뇌를 헤아리기는 쉽지가 않다.
하지만 2년 남짓한 군생활동안 자유를 박탈당했던 경험을 회고 해보면 그 고난의 깊이가 어림 짐작이 되어 책을 읽는 내내 맘이 무거웠다.
한장 한장 넘기는 책장이 송구스러워질 정도로 이 책은 무거웠다.
하지만 때로는 청구회에의 추억 이란 제목의 글에서는 선생의 천진하고 때로는 개구진 모습에 웃음이 들기도 하고 고양이를 그린 엽서, 떡신자에서 처럼 소박한 모습에서는 그의 서민적인 면을 발견하게 되어 그가 친근하게 다가왔다.
출소 후 한평 감옥에서 징역을 살았지만 그 생활이 선생에게는 대학생활 이었다고 고백하였다.
물리적인 억압이 그의 자유로운 정신과 넓은 품은 어찌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는 2015년 7월 성공회대 강의에서 "자기가 짐져야 하는 물리적인 고통은 막상 당하면 다 감당한다. 그러나 자기때문에 고통당하는 사람의 아픔이 자기에게 건너오는 건 막을 수 가 없다. 그래서 기쁨과 아픔의 근원은 관계다."라고 말한다.
옥중서간에서도 그는 만나는 사람을 쉬이 여기지 않는다. 이웃을 소중히여기고 넉넉히 베푸는 그런 삶의 결이 글속에 그대로 녹아있다.
그가 배운 대학생활(장역살이)에서 밑바닥 사람들의 삶의 고통, 수형자들의 아픔을 알게되고 인간의 극한 상황의 끝에 내몰린 상황에서도 사람들의 존재가 소중했음을 체험했기에 그렇게 사람들과의 관계를 중요시 한건지도 모르겠다.
그는 끊임없이 경쟁의 시대에 더불어 숲이되자고 말한다. 죽순은 아래로 갈수록 마디가 짧다고 한다. 짧은 마디가 그 긴 대나무를 지탱하고 깜깜한 땅속의 뿌리는 마디 투성이라고 한다. 그 수많은 뿌리가 서로의 뿌리에 연결되어 있으며 그렇게 대나무는 홍수가 와도 언덕을 지킬수 있다고. 함께.
그가 누구에게나 존경받는 시대의 스승 "선생"으로 불리는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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