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하와 얼굴들 - 한국적 록의 새로운 가능성
인디밴드들의 메이져 입성은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동방신기] 이런 애들의 음악말고도 다른 다양한 음악이 있다는 것을 대중들에게 어필하는 긍정적인 역활을 한다. 이를 통해 한국대중음악이 양적으로 뿐만 아니라 질적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준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대중에게 어필할 수 있는 인디밴드 기근에 허덕이던때 장기하의 [소규모 수공업 음반] 싸구려 커피 싱글은 신선한 도발이었고, 이 도발은 어느정도 대중들에게 먹혀들었다. 진지하고 심각한 말들이 판치는 2008년 어느 백수의 하루를 너무도 사실적이고 적나라하게 묘사한 [싸구려 커피]는 많은 음악팬들의 가슴을 녹였다. 88만원 세대의 암울함과 토건형 신자유주의 정권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부유하는 청년 영혼들에게 이 노래는 어쩌면 백수의 송가 정도의 위치를 점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그후 정식앨범으로 발표한 [장기하와 얼굴들]의 [별일없이 산다]는 싱글의 맥락을 그대로 이어져 가고 있지만 보다 다양한 형식의 곡들을 노래하고 있다. 포크를 기반으로 블루스, 펑크, 사이키델릭 록 까지 하지만 그 무엇보다도 앨범의 백미는 타이틀 곡 [별일없이 산다]이다. 마치 배철수의 보컬을 연상시키는 그의 보컬은 무덤덤하게 읆조리다가도 후렴구에서 묘하게 끊어치는 코러스로 듣는이를 고도로 긴장시킨다.
장기하식 표현대로 하자면 "이건 개그도 유머도 아닌 뭔가"인것 같다. 알수 없지만 카타르시스를 불러일으키는 알수없는 그 무엇이다.
한국적 록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한, 빈약한 아이디어의 작곡가들에게 뭔가 크게 한방먹이는 듣는 재미가 쏠쏠한 앨범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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