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줍: 아깽이와 특별한 인연
지난주 금요일부터인가 회사에 노랑색 고양이가 들락날락 거렸다.
출근할때 녀석을 마주친 적도 있었고 지하에 갔다가 나오는 걸 딱 마주친 순간도 있었다.
근데 수요일 회사 동료분으로 부터 요청이 왔다.
"지하에 새끼 고양이 소리가 들린다. 구해줘야 한다."
그래서 아무 생각없이 애묘인으로써 팔을 걷어 부치고 구출 작전에 나섰다.
지하는 어둡고 냉동창고가 있는 곳.
한 귀퉁이에 오래된 서류가 보관되어있고 지금은 쓰지않는 여름용 선풍기들이 많이 적재되어 있는 공간이 있다.
그 공간 아주 깊은 곳에 아깽이가 울고 있었다.
그래서 선풍기를 치우고 아깽이를 구해서 계단으로 올렸다.
아주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고 어미 고양이가 데려 가기 쉽게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가는 중간쯤 계단에 나즈막한 박스안에 새끼 냥이를 넣어 두었다.
하루종일 냥이는 울었고 어미는 오질 않았다.
당연히 낮에는 오지 않고 밤에 오겠지 하고 문을 열어두고 기다렸지만 그날 하루 어미는 새끼를 데려가지 않았다.
그다음날 목요일, 아깽이를 밖에 데려다 놓았다.
직원분들이 오가며 보고 걱정을 했고 아이는 계속해서 울었다.
엄마로 보이는 냥이가 주위를 맴돌았지만 데려가지 않았다.
낮이라서 그렇겠지 밤까지 기다려 보자 생각했다.
어제는 아내에게 혹시 어린아깽이가 회사에 있는데 "데려가면 안되냐?" 물었는데 아내는 안된다고 했다.
목요일 하루종일 아깽이는 울었고 엄마는 주위를 맴돌고 했지만 아깽이는 그냥 그대로 그자리에 있었다.
퇴근후 저녁을 먹고 제법 먼거리인 회사까지 산책차 아내와 둘째아이와 나왔다.
아깽이도 어떻게 되었는지 볼겸.
그런데 어두컴컴한 밤 8시까지 아이는 혼자였고 아내와 나는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하지 데려갈까? 몇일은 어미가 왔다갔다 하면서 젖을 물릴것이고 더 살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결국 혼자두면 탈출해서 차에 치여 죽던 다른 사고로 죽던 아깽이는 죽을것 같았다.
나는 밤 12시까지 있어보자(집에 갔다가 12시에 다시 와서 있으면 구출). 어미가 정말 안데려가면 그때 우리가 데려가자.
아내는 지금 어미가 안데려 갔으면 안데려 가는거야 지금 데려가자.
우리 막내 은호는 엄마 데려가고 싶어.
그래서 아이를 집으로 데려왔다.
치즈냥이. 아직까지 잘 걷지를 못한다.
추측컨데 다른 아이들은 잘 걸어서 어미가 데려갔을테고 이 아이만 지하실에 남겨진것 같았다.
계속 울더니 푹신한 담요를 깔아주고 쓰담 쓰담 해주니 울음을 그쳤다.
집에 분유가 없어서 우선 쿠팡을 통해 고양이 분유를 주문했다.
어제는 별이가 먹고 있는 사료를 으깨서 주니 조금 먹었다고 한다.
설탕물도 놓았는데 먹었는지는 모르겠다.
손가지고 놀기도 하고 러브바이트도 한다.
귀여운 녀석.
아직 너무 어려서 암수 구분이 안되지만 이름은 지어야 하는데 뭘로 지을지 고민이다.
우리가정에 냥줍 1호인 별이는 두려워 하고 있고 아직까지 경계중이다.
앞으로 잘 지내길.
냥줍 2호 부디 건강하게 잘 자라라.
몸무게를 1Kg까지 불리고 나서 동물병원에가서 예방접종도 하고 나중에 중성화 수술도 시켜야 한다.
우리 식구가 되었지만 아직 돌봐야 할 부분이 많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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